'패닉'에 빠진 뉴욕 증시…경기둔화 우려 투자심리 위축
증권시장과 채권시장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패닉에 빠졌다. 대형주들이 예상외로 훌륭한 성적표를 내놨지만 역부족이었다. 26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809.28포인트(2.38%) 하락한 3만3240.18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0.92포인트(2.81%) 떨어진 4175.20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14.11포인트(3.95%) 급락한 1만2490.74로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020년 12월 14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23%가량 하락해 약세장이 더욱 깊어졌다. 특히 이날 하락률은 2020년 9월 8일 이후 최대였다. 이로써 4월 들어서 S&P 500지수는 7.8% 밀렸고, 나스닥지수는 12.2% 하락했으며, 다우지수도 4.2% 떨어졌다. 이날 개장 전 UPS는 예상치를 웃돈 1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주가는 3% 이상 하락했다. 펩시코도 좋은 성적표를 발표해 오름세를 띠었지만 결국 0.25% 하락 마감했고, 제너럴일렉트릭(GE)은 예상을 웃돈 실적 발표에도 회사가 공급망 차질에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주가는 10% 이상 하락했다. 여기에 3M의 주가도 회사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회사가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3% 가까이 하락했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이날도 5% 이상 하락했고,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 소식 이후 12% 이상 떨어졌다. 트위터 인수 자금을 위해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대출에 나서는 ‘마진 론’에 대한 우려로 분석됐다. 폐장 후 마이크로소프트(MS)가 1분기 매출 18% 증가로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발표했고,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도 월가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나쁘지 않은 실적을 내놨으나 두 회사의 주가는 정규장에서 3% 이상 하락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네엑은 “전 세계 경제가 둔화하면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악화하기 시작하면, 최근 몇 년간 강세를 보였던 대형 기술주들이 무너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둔화 우려는 채권시장에서도 확인됐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가 2.72%까지 하락한 것이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금리 하락은 투자자들이 경기둔화를 우려해 안전자산인 국채로 모여든다는 의미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2.97%까지 올랐다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블리클리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에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며 “미국 수출 최대 고객인 중국도 걱정이고 미국에도 성장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런 우려의 기저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적극적인 긴축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빅스텝 금리 인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에 향후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도이치방크는 연준이 취하는 긴축 사이클의 결과로 경기침체가 예상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BNP파리바 AM’의 다니엘 모리스 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한 경기둔화, 아마 경기침체까지도 계획함에 따라 2022년 말까지 금리를 3.25~3.50%까지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정일 기자경기둔화 투자심리 경기둔화 우려 금리 하락 이날 하락률